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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카노 미쓰노부 오카야마 대학 교수 / “원격진료의 현황과 쟁점”

카노 미쓰노부 오카야마 대학 교수 / “원격진료의 현황과 쟁점”

2019년 4월 15일


오카야마 대학교의 교수이자 부이사장을 지내고 있는 미쓰노부 카노 교수는 동경대학교에서 졸업하여 연구 활동을 시작했으며, 세인트 루크 국제 병원에서 임상 레지던트를 했다. 노인학을 포함한 임상 의학 분야와 의료 공학 및 조제학에 관한 연구를 했으며, 연구 활동과 정부 차원에서의 공약을 포함한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UN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을 오카야마 대학교 행정 인프라에 접목하는 등 교육 증진을 위해 힘써왔다. 2017년 오카야마 대학교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일본 정부로부터 인정받았으며, 2018년 4월 오카야마 대학교에 의학, 공학, 사회학, 인문학과 같은 다양한 학부를 포함한 의료 시스템 대학원을 설립했다. 前 일본 청년 아카데미 부의장이자 前 세계 청년 아카데미의 집행위를 지낸 바 있으며, 현재는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계획 위원회 의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2월 12일 <2018 카이스트 인터내셔널 포럼: 아시아, 우리 공동의 미래>가 열렸다. 카노교수는 ‘제2세션: 과학기술이 견인하는 아시아의 미래’에서 의료 분야에서의 인간과 로봇의 협업 방안과 향후 관련 규제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날 카노 교수와 향후 원격의료의 확산과 관련한 쟁점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카노 교수 2018년도 3월에 일본 보건부에서는 원격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이전까지 일본 내에서는 원격의료와 관련해서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가장 큰 이슈였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개인이 모든 비용과 위험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법 개정으로 원격진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난 이후에는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질병의 범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몇 번째 진료부터 원격진료를 허용할지도 가장 크게 논의 중이다. 초진을 대면 진료가 아닌 채팅이나 스카이프 등의 원격진료로 하게 되면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증상을 털어놓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이 부분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보아야 한다. 대면으로 이야기했을 때는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원격 진료에서는 이런 부분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러분의 의견도 궁금하다.


인턴기자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병원에 가기 전에 의료 정보가 계속 쌓인다는 것과 대면진료를 하러 가지 않아도 의사가 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대신에 대면 진료에서만 파악할 수 있는 표정이나 온도 같은 걸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진료 자체에 신뢰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채팅 같은 경우는 대면보다 말을 쉽게 내뱉는 경향이 있지 않나. 모든 게 다 원격진료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한 달에 한번 정기적인 대면 진료를 위해 내 의료 정보를 모아가는 것에 있어서는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원격의료가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갈 수 있는지는 기술의 발전 단계에 달린 것 같다.


한편, 원격 의료 도입의 정당성은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에 있는데 원격 의료 확산으로 인해 동네 병원이 의료 시장에서 사라진다면, 오히려 필요한 순간에 병원을 가지 못하는 등 의료 접근성이 되려 퇴보할 수 있다.




카노 교수 원격진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스마트폰 등의 기계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이냐에 있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의사들이 단순히 증상을 듣거나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캐치하기보다 다른 감각을 이용해서 질병을 알아내고 처방하고 진단할 때도 있는데 원격진료는 그 부분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할 것이다. 예를 들면, 정신질환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원격진료로 치료를 지속하기에 한계가 있다.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원격의료의 한계들이 모두 해결된다고 가정하여도 논란은 존재한다. 과연 원격 진료를 통해 진단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진단과 처방이 이뤄졌을 때, 환자와 의사, 누구의 책임으로 돌아가는가에 대한 논란이다.


인턴기자 사실은 오진에 대한 책임은 대면 진료에서도 애매한 부분일 것 같다. 또한 책임 문제는 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기계와 사람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되는 모든 부문에서 대두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마트 하우스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 등 다 같은 쟁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도입할 때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카노 교수 기존의 것을 고수하려는 의사들 사이에서 원격진료 도입에 대한 반발이 있었다 (하하).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의사는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이다. 예를 들어 밤에 아픈 아이가 있는 두 가정이 있다고 가정하자. 한 가정은 병원과 멀리 떨어져 있어 의사의 원격의료를 통해 응급 처방을 했고, 두 번째 가정은 집과 병원이 가까워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 만약 두 가정 모두 잘못된 진단을 받았을 때, 두 번째 가정의 부모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알고 적절한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첫 번째 가정의 경우 아직 이전의 선례가 없기 때문에 부모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알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환자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급진적이기보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턴기자 원격의료에 있어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 부분에서 정부가 취해야 할 입장이나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하다.


카노 교수 개인적으로는 원격진료와 같이 새로운 기술을 시장에 도입․확대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의 입장이고, 정부 입장에서는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아무런 규제 없이 무턱대고 원격진료와 같은 트렌드를 따라가기는 힘들다. 신기술 도입 및 확대에 있어서, 장점만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예상 가능한 부작용 등을 충분히 강조하며 양면성을 고려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최근 원격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었지만, 아직은 가이드라인이 현실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일본은 반드시 의사의 대면 진료 이후에 처방전을 받을 수 있다. 원격의료가 활성화될수록 현실과 법의 조율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진단 장소와 같은 다양하고 세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일본 정부는 위험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유럽이나 미국 등 원격의료를 먼저 시행하고 있는 국가의 상황을 참고하여 순차적으로 규제를 채워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턴기자 개인정보 유출의 경우 보안을 제공하는 서비스로서의 문제도 있지만, 의료정보는 유출될 경우 개인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다뤄져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따라서 원격의료가 활성화된다면, 강력한 정보 보안 체제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의료 정보의 성격 때문에 정보를 보관․관리하는 주체가 어디가 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핸드폰으로 맥박 등의 실시간 건강을 측정하는 경우, 그 정보 보관의 주체가 민간이 될 것인지 국가 기관이 될 것인가 등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카노 교수 의료정보는 다른 정보보다 상대적으로 민감한 정보이다. 예를 들어 개인의 암 투병 기록이 유출된다면, 원치 않는 유출 그 자체로 개인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개인이 고용에 있어 차별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 가이드라인에서 정보 보안 및 보호에 대한 규정이 7장이나 될 정도로, 일본 정부도 의료 정보 보호에 있어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가 새로운 기술을 확산․발달시키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분명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이나 신약 도입에 있어 일본 정부와 국민들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전에 있었던 관련 사건들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건으로, 예전에 일본의 암 환자들이 미국에서 효과가 좋은 항암 치료제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약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당시 많은 요청으로 인해 결국에는 정부가 허가를 해줬는데, 실험을 많이 하지 못한 채 암 치료에 사용되었다. 문제는 그 약이 유전적인 이유로 아시아인에게는 맞지 않았는데, 그걸 알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희생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생각할 때, 일본인들이 신약 도입에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결국 새로운 기술이나 신약의 도입에는 기술의 수준보다는 국민들이 얼마만큼의 위험성을 감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에 달린 것 같다. 현재 일본의 경우 안전성을 담보로 할 경우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국민들이 감수 여부에 따라 신약이나 신기술의 도입을 즐기는 나라도 있다. 그러면 기술 발전이나 활용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턴기자 앞으로의 원격진료 전망이 궁금하다.


카노 교수 최근 원격의료에 대해 의료 관련 종사자들의 긍정적인 목소리를 들었다. 원격 의료가 의사의 대면 진료 및 처방의 번거로운 과정을 해결하여 환자들의 꾸준한 약 복용을 돕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기적으로 수치를 측정하고 처방전만 받으면 되는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반복적인 진료 과정을 생략하기 쉽다. 하지만 원격의료는 시간적 측면으로나 방법적 측면으로나 보다 간단한 방식이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꾸준한 관리와 유지가 잘 된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된다는 점이 원격의료가 시행되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인턴기자 그렇다면 원격의료 확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카노 교수 앞으로의 원격진료의 역할 확대는 앞서 말했던 국민들의 위험 감수 여부도 중요하지만, 기술의 완전성 여부 또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그 정보가 수치화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달린 것처럼 말이다. 결국에는 컴퓨터가 얼마나 질병을 암호화하고, 그 역할을 어디까지 대신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 본 기사는 KGM Lab 소속 인턴 기자들의 실제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 본 기사의 저작권은 KGM Lab에 있으며, 무단 도용 및 복사를 금합니다.

키워드: 2018 카이스트 인터내셔널 포럼, 과학 기술, 오카야마 대학교, 의료 시스템, 의료 서비스, 공공 서비스,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SDGs, UN, 원격의료, 원격진료, 4차 산업혁명




인터뷰어

신다슬 인턴기자 (daaaseul.shin@gmail.com)

이예은 인턴기자 (yeaun302@gmail.com)

김민희 인턴기자 (asklzxnm32@gmail.com)


기획/섭외

윤한나 K 정책&미디어 랩 소장, 숭실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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