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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대표 이준모 / “관심(Concern)은 힘이 있어” PART 1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대표 이준모 / “관심(Concern)은 힘이 있어”

국제 인도주의 단체 컨선월드와이드, “빈곤을 끝내기 위해서는 어디든지 간다” 현지 역량강화와 파트너십에 초점


2019년 9월 18일


지난 7월 11일,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지부에서 이준모 컨선코리아 대표와 인터뷰가 진행됐다. 컨선월드와이드(Concern Worldwide)는 1968년 나이지리아 비아프라 지역의 기근에 구호선을 보내기 위해 아일랜드 청년 존과 케이가 아일랜드 전역에서 캠페인과 모금을 한 것을 시작으로 설립된 국제 인도주의 단체다. 1970년에 ‘아프리카 컨선’에서 ‘컨선’으로 기관명을 변경하며, 방글라데시의 사이클 피해와 파키스탄 내전 난민을 돕는 등 활동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기아와 극빈을 끝냅니다”는 슬로건 아래, 세계에서 가장 관심(Concern)이 필요한 ‘극빈(Extreme Poverty)’ 지역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취약 계층인 여성과 아이들을 집중 지원하며, 단순한 지원을 뛰어넘어 그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아일랜드와 영국, 미국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2015년 한국 지부가 설립된 가운데, 단독 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협력하여 적극적인 인도주의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매년 10월 컨선에서 발표하는 세계기아지수(Global Hunger Index)를 바탕으로 기아 문제의 현황과 기아 종식을 위한 캠페인을 주최하는 한편, 시리아 난민과 시에라리온의 산사태 등과 같이 긴급 지원과 구호가 필요한 지역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적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앙아메리카, 동유럽의 25개 국가를 대상으로 긴급 구호, 교육, 건강(깨끗한 물 및 영양 공급, HIV/AIDS 및 모자보건), 생계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2018 세계기아리포트(Global Hunger Report)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참고 영상] 2018 세계기아리포트(Global Hunger Report) - 2018년 세계 기아의 현 주소https://www.youtube.com/watch?v=htZVI9ZaJuc


Q)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대학생 때 군 제대 후 사회에 나가기 전에 세상에 기여하는 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졸업 후에 어떻게 세상을 도울 수 있을까 찾다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지원했다. 행정 및 자원개발팀으로 3년을 보내면서 조직 체계, 교육, 인사 등의 글로벌한 시스템을 배웠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간결한 보고서를 쓰는 방법도 익혔다. (웃음)

해비타트에서의 경험을 계기로,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관심이 생겨 국제개발협력 분야 대학원에 진학했다. 두 번째 직장도 국제백신연구소(IVI; 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로 자리 잡으면서 국제개발협력 분야로 커리어가 굳어지게 되었다.


<참고1>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1976년 미국에서 시작한 비영리 국제단체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Q) 어떤 마음가짐으로 종사하는지가 궁금하다.

동등한 위치라는 마음가짐에서 접근한다. 이 관점의 연장선에서 공급자 중심의 지원이 아니라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듣고,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논의하며 빌드업을 한다.


불쌍하다”와 같은 연민으로 접근하는 순간 관계가 달라진다. 나는 도와주어야 하는 사람이 되고 상대방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된다. 이와 같은 세팅은 적절치 않다. 오히려 그들이 우리보다 더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나 인도를 다녀오면 되레 힐링을 받고 오곤 한다. 그런데 누가 누굴 도와준다고 할 수 있겠는가.




Q)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수혜자 중심의 원조사업을 기획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맞다. 밀레니엄 개발 목표(MDGs)가 2000년도에 생겼고 2015년도까지는 일방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현지 시장을 망가뜨렸다.

최근 컨선 커뮤니케이션팀이 새롭게 뽑은 핵심 메시지는 공동체(Community), 인간애(Humanity), 역량 강화(Empowerment) 다. 특히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두는데, 힘을 실어주는 과정은 주체성과 자립성을 키워 주기 때문이다. 그 단계에서 컨선은 기술적인 부분만 서포트해 준다. 중요한 것은 역량 강화와 경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자산 지원이 병행되어야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2> 밀레니엄 개발 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

2000년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의제다. 당시 참여국은 세계의 빈곤 문제를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2015년까지 목표를 실행해 가는 데 동의했다. 8대 목표는 다음과 같다. ①극한적인 가난과 기아 퇴치, ②초등교육의 확대와 보장, ③남녀평등과 여성 권익 신장, ④유아 사망률 감소, ⑤임산부 건강 개선, ⑥에이즈, 말라리아, 기타 질병 퇴치, ⑦지속 가능한 환경 보호, ⑧개발을 위한 전 세계적 협력 구축.

[출처] 매일경제 용어사전




현지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개도국의 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컨선은 현지 정부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 그들의 우선순위와 전략을 존중하고, 니즈를 최대한 담는다. 정부의 전략이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면 우리도 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컨선의 초점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인데,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그들을 인식하기 어렵다.


윤한나 교수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개인 정보 문제 때문에 지원을 위한 현지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준모 대표 주로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많이 활용된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를 가면 현지에서 미리 회의 준비를 해 둔다. 우리가 도착하면 땅 위에 돗자리를 깔고, 여성리더가 나와 큰 전지를 딱딱 가리키며, “우리 마을의 문제점은 어떤 것이 있었고, 컨선이 도와주었던 것은 이런 결과가 있었다”라고 멋있게 브리핑을 한다.




Q) 파트너십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컨선은 기본적으로 본질에 충실한 조직이고, 파트너십에 열려있다. 파트너십은 컨선의 강점 중 하나다. 현재 기업, 현지 NGO, 연맹(Alliance) 등 약 400개의 조직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일이 잘 운용될 수 있다면 컨선은 경제적인 부분만 지원해주고 전반적인 관리는 위임한다는 마인드가 항상 있다. 앞서 말한 청지기 정신하고 연결되는데, 사업을 잘 운용하기 위해서는 같이 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파트너십에 있어서는 효율성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한 예로, 원래는 컨선 방글라데시가 큰 조직이었는데 현재는 인원을 60명으로 줄이고 현지에 있는 지사를 다 없앴다. I-NGO (International NGO)인 컨선 방글라데시와 현지 NGO 간 급여 차이가 큰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만큼 성장한 현지 NGO가 일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지 NGO가 권한을 부여받으면서 중앙에 집중되던 것이 커뮤니티로 분산되고, 수혜자의 범위가 넓어진다. 이렇게 효율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기아 종식이라는 최종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Q) 많은 국제기구가 교육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는데, 교육에 있어 컨선은 어떤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교육은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핵심 이슈 중 하나이다. 통상적으로 NGO들이 1억 원 규모의 사업에 4~5명을 투입하는 데 반해, 지난번 비슷한 규모의 코이카(KOICA) 사업에 참여했던 컨선의 인원은 50명이었다. 그중 대부분은 교육을 하기 위해 참여한 강사들로, 강사들에게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을 교육한다. 더 나아가 한 커뮤니티가 성장하면 또 다른 커뮤니티를 가르치고 훈련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런 선순환 구조의 생성이 컨선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다.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컨선은 기술, 자산, 노하우 등을 지원하며, 현지인과 현지 기관과 협력한다. 예를 들면, 농업 관련 교육 사업을 할 때는 현지의 농림부에 해당하는 기관과 협업하고, 시장과 관련한 사업에는 비즈니스를 전문으로 하는 현지 대학과 접촉한다. 아프리카 국가들에는 3차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이 많은데, 대부분 비즈니스 전문 강좌를 이수한 뒤 창업이나 무역을 하는 사례이다. 컨선은 이러한 여성의 경제적 참여를 통해 여성 권리 신장에 기여하고, 인프라 및 문화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기대한다.




컨선이 교육에 있어 주목하는 또 다른 부분이 있다면

행동 변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예를 들면 위생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 화장실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말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가와 같은 논쟁이 있다. 현지인들은 원래대로 바람을 맞으며 볼일을 보는 것이 더 편하고 오히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것이 답답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위생상 오염이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지의 전통문화와 타협될 수 없는 사안이다. 여기서 어떤 교육을 통해 행동 변화를 끌어낼 것인가는 상당히 큰 이슈이다.

위생, 건강과 연결된 것들은 전통문화를 떠나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줄 때 신박하고 재미있는 방법들이 많다. 예를 들어, “손 씻기”를 마을 사람들에게 교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뮤지컬”을 만든다. “언제 어디서 공연을 할 테니 다 모여라!”라고 하면 그 오지의 마을 사람들이 옹기종기 다 모인다. 손을 씻지 않으면 질병에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뮤지컬을 통해 주민들은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처럼 거리낌 없이 손 씻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Q) 전반적으로 성평등을 중요 가치로 여기는 것 같다.

맞다. 흔히 국제회의에 가면 그냥 disaster라고 하지 않고 man-made disaster(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난 재난)라고 말한다. 여기의 man은 인류를 뜻하지만, 사실상 현재 진행 중인 갈등과 분쟁은 남자들이 만든 disaster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더 주체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여성과 여성 리더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성의 경제적 권한과 역량(Economic Empowerment)을 높이는 것이 우리가 주로 집중하는 영역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는 성평등보다는 불평등이라고 말하고 싶다. 상대적으로 누가 불평등(unfair)하게 사느냐의 문제이다. 상대적으로 여성과 아이들이 불평등하게 살기 때문에 여성과 아이들의 권리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특히 몇몇 보수적인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여성 가장은 상상 이상의 핍박을 받고, 아이들은 노동 착취와 같은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여성과 아이들이 취약 계층인 상황에서, 그들의 자립을 위한 전략은 당연히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 프로젝트들과는 다르게 수립한다. 결국 성평등과 불평등 문제는 인간의 권리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가질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문제.




한국에서의 성평등 이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어떤 이슈든 (처음부터 크게 이슈화되기보다는) 시대적 맥락도 큰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누군가 ‘이건 불편하네’, ‘왜 저렇게 말하지?’라고 시작되는 것들이 나중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처럼. 남들이 말하는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닌,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Q) 컨선만의 차별점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각 단체마다 우선순위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있는데, 컨선의 캐치프레이즈는 “빈곤을 끝내기 위해서는 어디든지 간다(Ending extreme poverty whatever it takes)”이다. 컨선은 남들이 기피하는 곳에 간다. 가장 어렵게 사는 나라, 그 나라에서도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찾아 돕는다. 실제로 컨선은 더 어려운 곳에 집중하기 위해 안정화된 미얀마와 캄보디아를 떠나 수단,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시에라리온 등의 국가에 진출했고 최근엔 예멘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게 컨선이 가진 큰 용기이자 차별점이다. NGO가 한 지역에 깃발을 꽂았을 때 나오기를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빈곤 지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슬럼가와 같이 치안이 나쁜 곳은 어려움이 있겠다.

그래서 현지인들이 꼭 같이 참여한다. 컨선의 직원이 4,000명인데 그중 90% 이상이 현지인이다. 여러가지 시사점이 있는데, 현지인들을 성장시키는 성과와 함께 현지 커뮤니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현지인들이 그 지역의 가장 어려운 곳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 큰 도움을 둔다. 지난 4월에 케냐의 슬럼가에 갔을 때 호위를 해 주셨던 현지 분들이 7~8분 계셨다.




Q) NGO 단체로서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는 무엇이 있는가.

청지기 정신이 가장 핵심적인 마인드다. 컨선의 수입원에서 정부의 사업단위 지원금이 70%이고 일반 대중들의 기부금이 30%이다. 컨선은 이 돈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지,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원을 목적 지향적, 사업 지향적으로 잘 운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부자들의 돈을 대신 운용한 것이기 때문에 결과물을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모금을 할 때만 급급한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인해 어떤 열매가 있었는지 그 결과물들에 대해 같이 공유한다.


<참고3> 청지기 정신

재물의 주인을 신으로 보며, 자신을 “자산을 위탁받아 소유자인 신의 뜻에 합당하게 관리・운용하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사명을 말한다.

[출처] Biblical Economics, 2019




Q)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NGO 단체로서 컨선월드와이드 한국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아일랜드는 고난과 핍박을 많이 받았던 나라다. 영국의 식민지배를 700~800년간 받았고, 감자 대기근으로 100만 명 이상이 아사하고 100만 명이 해외로 이민을 했다. 배고픔과 핍박의 아픔을 아는 나라이기 때문에 어려운 나라를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는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

실용적인 것을 선호하는 것도 아일랜드의 특징이다. 치장이나 데코레이션도 화려하게 하지 않는다. 더블린에서는 보통 검은색 옷에 편한 레깅스를 입고 다니고 건물도 옛날에 있던 건물을 활용한다. 대신 술을 좋아하고, 낭만이 있는 나라다. (웃음)

인도주의가 강하게 기반이 되어 있어서 긴급구호의 특징을 가진 단체들이 아일랜드에 많이 있다. 대통령이 NGO의 행사에 참여할 만큼 국가적 차원으로 인도주의를 중요시하고, NGO를 많이 서포트해 준다. 우리나라로 치면 굿네이버스 50주년 행사를 청와대에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정부 ODA 예산의 43%를 NGO에 할당한다. NGO의 정책 제안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고, 정부가 정책 시행 시 NGO도 같이 협력하려고 노력한다. 그만큼 끈끈한 파트너십이 있다. 한국은 2% 정도이다.


<참고4>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Great Famine)

1845년에서 1849년까지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감자 흉작으로 인한 대규모의 기근, 역병과 해외 이민의 시기.

[출처] 옐로우블로그 http://yellow.kr/blog/?p=2900


<참고5>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 개발 원조)

선진국의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사회발전․복지증진 등을 주목적으로 하는 원조로, 공적개발원조 또는 정부개발원조라고도 한다.

[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Q) 컨선월드와이드는 유엔이 올해 초 북한에 식량 지원을 계속하는 것을 허가한 3개 단체 중 하나다. 한 인터뷰에서 “컨선월드와이드가 정치적 중립을 지켰기 때문에 중단 없이 북한에 원조를 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는데, NGO 단체가 정치적 이슈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기 위해 어떤 기반이 필요한지 궁금하다.

아일랜드 기반의 NGO이기 때문에 한국의 정치권에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는 점은 맞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고 한다. 기본적으로 정치적 이슈와 인도주의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대 국가, 정부 대 정부의 시각에서는 정치적 접근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생각해보면 보통 취약한 사람들이 정치적 희생양이 되기 때문에 좀 더 정치에서 벗어나서 생각해야 한다.


윤한나 교수 아일랜드 NGO이지만 한국에 지사가 있는 이상 북한을 다룬다든가 하는 등의 정치적 이슈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준모 대표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북한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열려있는 편이다. 글로벌 스탠다드란 간단하게 인도주의를 종교, 문화, 인종, 정치 등에서 분리해서 다루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매년 유엔이 각 나라에 주는 권고사항이 있는데, 근래에는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는 추세이다. 거부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열려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북한의 외무성이랑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무성은 우리나라로 치면 외교부인데, 행자부나 통일부가 아닌 외교부와 일한다는 것은 글로벌한 다자간협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남북 관계에 있어 우리나라가 ‘남한과 북한이 한민족이다’라는 관점보다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물론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여러 어려움과 지속성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도주의와 정치는 엮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일각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의 더딘 경제성장이 세계은행과 IMF가 아프리카 경제에 대한 부족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시한 구조조정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아프리카 경제가 다른 대륙에 비해 느리게 성장하는 대표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경제적인 접근도 큰 부분이겠지만, 개인적으로 아프리카 개발이 더딘 이유에는 정치적 불안정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부족사회 국가라는 특징과 식민지 이후의 정치적 불안정이 분쟁과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반정부, 군부와 민간인 사이의 분쟁 같은. 여러 가지 시스템이 받쳐줘야 하는 경제는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발전하기 힘들다.


작년 더블린에서 열린 50주년 컨퍼런스의 주제가 분쟁이었다.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저명한 인사들이 참여했는데 평화를 위해서는 결국 인류애를 부활시키고,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전반적이었다. 독재자를 직접 제재할 수는 없지만, ‘이런 것들이 부진의 원인이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난민 수용에 대한 논란이 존재한다. 난민에 대한 현명한 접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최근 여러 컨퍼런스와 리포트가 난민을 키워드로 삼고 있는데, 난민에 대한 선입견과 더불어 사람들의 인식에서 방어기제적인 부분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난민수용은 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부 논리들은 ‘난민들이 가져오는 피해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일종의 정서적 메마름에서 비롯된 것 같다.


Q) 한국의 이민 혹은 다문화 교육 정책이 다소 동화주의에 기반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타국 사람들이 이민을 와서 한국 국기를 그리고 애국가를 부르고 하는 것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있다.


윤한나 교수 한편으로는 다문화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불평등이라고 생각될 때도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프로그램 운영할 때 한국 아이들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다문화라는 단어 자체가 카테고리를 만들거나 선을 긋는 것과 같은 배타주의적인 면이 있는 것 같아서 언젠가는 글로벌과 같은 좀 더 일반적인 언어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다문화는 경제적 취약 계층이라는 뉘앙스도 담고 있기도 한 것 같다. 그래서 더 차별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이준모 대표 그래도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개그프로그램을 보면 인종차별적이거나 혐오적인 소재도 많았는데, 요즘에는 거의 볼 수 없고 오히려 조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과도기이기 때문에 어떻게 포용하고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최근 베트남 여성 폭행 사건도 – 베트남 여성보다는 여성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지만 – 사람으로서의 인권과 관련해 한국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다. 예전보다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이다.


* 본 기사는 KGM Lab 소속 인턴 기자들의 실제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 본 기사의 저작권은 KGM Lab에 있으며, 무단 도용 및 복사를 금합니다.

키워드: 컨선월드와이드, 컨선월드와이드 한국, Concern Worldwide, 국제개발협력, 국제 인도주의 단체, 국제기구, 극빈, 기아 종식, 기부, 원조, GHI, 4차 산업혁명


인터뷰어

신다슬 인턴기자 (daaaseul.shin@gmail.com)

이예은 인턴기자 (yeaun302@gmail.com)

김민희 인턴기자 (asklzxnm32@gmail.com)

기획/섭외

윤한나 K 정책&미디어 랩 소장, 숭실대학교 겸임교수


PART 2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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